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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IMF도 유로채권 도입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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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IMF도 유로채권 도입 압박

메르켈 '사면초가'…獨 "現조약으론 불가" 재확인
EU "중장기 로드맵 만들자"…오늘 EU 정상회동 전망 더욱 불투명

[글로벌이코노믹=한운식 기자]

유럽연합(EU) 정상들의 비공식 회담을 코앞에 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채권 도입을 직·간접적으로 촉구함으로써 이를 줄곧 반대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사면초가에 처했다.

독일은 이런 압박에도 "지금의 조약하에서는 도입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해 유로 채권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는 프랑스와 정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EU는 유로채권 도입과 관련한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자는 절충 몸짓을 취했다.

이는 '선(先) 재정 규제 강화-후(後) 유로채권 도입 가능'을 제시해온 메르켈과 유사한 구상이란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OECD는 22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반기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과중한 국가 채무, 취약한 은행 시스템 및 과도한 재정 감축이란 "유럽의 악순환"을 깨려면 돌파구가 필요하다면서 유로채권 도입이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로채권을 조만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거들고 나섰다.

라가르드는 이날 유럽이 위기 극복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재정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그렇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라가르드가 유로채권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를 도입하도록 독일을 압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독일은 반대 견해를 되풀이했다.

고위 독일 관리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지금의 조약하에서는 (유로채권을) 도입할 방법이 없다"면서 조만간 이런 처지가 바뀌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 6월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6월에 정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EU의 올리 렌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22일 유럽의회에 출석해 "유로채권 발행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렌 위원은 또 EU가 재정 규제 강화에 합의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는 유로 채권 발행에 앞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유로채권 발행이 유로 재정 위기국의 개혁을 흐지부지하게 만들 것이라는 독일의 우려를 고려해 나온 것이라고 독일 통신 dpa가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유로채권 도입을 둘러싼 메르켈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신임 대통령과의 기싸움에 OECD와 IMF까지 가세했기 때문에 메르켈이 더욱 궁지에 몰렸다면서 23일의 비공식 EU 정상회담 전망도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밖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 위기국 채권을 '무제한' 사들이는 문제와 영구 '방화벽'으로 출범하는 유로화안정기구(ESM)가 ECB로부터 차입하는 방안 등 또 다른 민감한 사안들도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