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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택경기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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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택경기 살아난다

주택 거래·착공·시장지수 모두 '청신호'

[글로벌이코노믹=한운식 기자]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집터를 다지는 터파기 공사의 소음이 커지는 동시에 주택업자들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거의 밑바닥으로 가라 앉았던 미국 주택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달 발표하는 주택 관련 지표가 단기적 경기 상황이나 계절적 요인에 따라 들쭉날쭉하고 주식 시장 등이 이에 맞춰 춤추기는 하지만, 최근 잇따라 나오는 수치는 분명히 시장에 좋은 징조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각 기관의 발표 자료에서 지난달 주택거래 건수가 2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전년 대비 평균 거래 가격도 6년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밝힌 4월 주택거래 실적은 전달보다 3.4%나 증가한 462만가구였다. 이는 2010년 5월 이후 최고 증가 폭이다.

지난 2008년 411만 가구로 1995년 이래 가장 바닥으로 떨어졌던 월평균 거래 건수는 2010년 419만가구, 지난해 426만가구로 느는 상태다.

고용 증가, 물가 안정, 그리고 기록적으로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이 주택 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 가격 평균도 17만74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1%나 치솟으면서 상승률로는 2006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 착공 건수도 예상보다 늘었다.

미국 상무부가 내놓은 4월 주택 착공 건수는 71만7000가구로 직전달보다 2.6% 증가했다.

시장 예측(68만가구)을 웃도는 것은 물론 지난해 4월보다 29.9% 증가했다.

주택 건설업자들은 향후 6개월간의 주택 거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점차 커지고 있어 5월에는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착공은 2006년 1월 정점에 달했을 때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1분기 주택 건설이 거의 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2005년 이래 처음으로 연간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택 시장 전망을 보여주는 주택시장 지수도 여전히 낮기는 하지만, 금융 위기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5월 NAHB/웰스파고 주택시장 지수는 29로 전달보다 5포인트 올랐다.

기준치인 50을 넘으면 주택경기 호전, 50에 미달하면 그 반대를 각각 의미한다는 점에서 아직 낮기는 하지만, 2007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인트루이스 소재 웰스파고어드바이저의 거시경제 분석가 게리 세이어는 "주택 시장이 살아나려는 신호가 여러 곳에서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주택 거래 건수가 많은 계절이 지난데다 팔리지 않은 주택이 2004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과잉 상태이고 주택 경기 이외의 다른 경제 지표가 좋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주택 부문은 가격 거품 붕괴로 완전히 황폐화하고 나서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점차 많아지기는 하지만,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그래프가 완전히 상향세로 꺾였다는 관측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NAR 로렌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연간 집값 상승률을 1~2%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