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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로 짚어 본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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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로 짚어 본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글로벌이코노믹]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economy, stupid!)"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내건 구호다.

클린턴은 이 구호 하나로 대통령 자리를 꿰찼다는 평가가 곧잘 나온다.

올 12월 치러질 우리나라 대선에서도 경제가 최대 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어느 때보다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심각하게 불거지고 있어서다.

그런데 여기서 퀴즈 하나.

우리 나라 역대 대통령 중 ‘단군 이래 첫 호황을 누리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은 누구 일까.

답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 김동호 중앙일보 기자 저(著) '대통령 경제사')

전두환 대통령은 1980년대 후반 물가·유가·달러의 ‘3저(低) ’를 밑바탕을 국가 경제를 풍요를 이끌어 냈다.

서울올림픽 유치와 부실기업 정리도 그의 업적으로 꼽힌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이 있다.

전두환 대통령 뒤에 김재익 경제수석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김재익은 군 출신의 절대권력자에게 자신의 경제철학을 알기 쉽게 '가르쳤다'.

'충실한 제자'였던 전 전대통령은 '탁월한 가정교사'를 믿고 성실히 배웠으며 배운 대로 정책에 옮겼다.

1980년 9월 대통령이 된 전두환이 김재익에게 경제수석 자리를 제의할 때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경제수석으로 각하를 모시기 위해서는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제가 드리는 조언대로 정책을 추진하시려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텐데 그래도 끝까지 제말을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김재익)

"여러말 할 것 없어.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전두환)

시계 바늘을 다시 현재로 돌려 보자.

“새누리당 새 원내대표로 4선의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이 선출됐다. .... 이한구 의원이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당선된 것은 친박계 의원들의 대거 지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연합뉴스 2012년 5월 9일)

이한구 의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린다.   

이 의원은 경북고와 서울대를 나와 미국 캔자스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1969년 행정고시에 합격, 재무부 이재과장을 지냈다.

이후 대우경제연구소장을 역임한 뒤 16대 국회때 정치에 입문했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언론인터뷰에서 "박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행정부에 들어가 깨끗하고 유능한 정부, 투명한 정부, 부정부패 없고 솔선수범하는 정부를 만드는 일에 마지막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이쯤해서 이 원내대표가 그리는 차기 정부의 경제 정책을 한번 짚어보자.

박근혜 위원장이 올 12월 대통령으로 최종 낙점되었을 경우다.

이한구표(標) 경제 정책의 핵심은 성장 동력 확충이다.

이 대표는 총선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면서 “성장동력 확충에 대한 추가적인 정책이 나와야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목에서 이명박 정부가 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아무 것도 내놓지 못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최근 화두(話頭)로 급부상한 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각을 세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하고 복지경쟁하면서 조금 지나치게 나간 게 있는 것 같다. 그런 거는 시행할 때 좀 조심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새누리당 정강정책이 다소 '좌클릭' 돼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대표의 성향이 새누리당의 새 정강·정책에 반영된 '경제 민주화'와 충돌 소지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부인하는 사람들이 하는 게 경제 민주화냐"고 반문하고 있다.

그는 "경제 민주화는 헌법에 규정된 가치로서 경제 주체 간의 조화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보완 조치는 얼마든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에 대해서는 다소 규제의 칼날을 드러낼 것으로 조심스레 점쳐진다.

익명을 요구한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한구 원내 대표가 대우경제연구소장을 지내는 등 재벌들의 속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기업들에게 이 대표의 등장은 다소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 11일 발표한 동반성장지수와 관련해 "경제 양극화와 경제위기 상황에서 일부 대기업의 행태가 자유주의 시장경제 원칙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가 지수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이 대표의 대기업관(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전두환 대통령이 김재익 수석에게 했던 것처럼 박근혜 위원장이 이한구 대표에게 경제정책 전반을 위임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박근혜 위원장이 대권을 잡게 되면 차기 정부의 경제 정책에 있어 이한구 원내 대표의 소신이 많이 반영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