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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우표① 박정희 탄생 100년 기념우표, 수집가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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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재테크] 우표① 박정희 탄생 100년 기념우표, 수집가치 있을까

박정희·전두환 등 전 대통령 우표 '거래 없네'
디지털시대, 우취인구 급감으로 우표 가치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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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우정사업본부가 논란 속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100년 기념우표 발행을 강행하며 우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과거 발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우표보다는 낫겠지만 현 시점에서 투자처로서의 가치는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우표수집은 세계적으로 오래된 취미생활입니다. 작은 종이조각일 뿐이지만 수억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많죠. 취미생활을 즐기는 방법이면서 저축도 가능하다는 게 우취인들의 설명입니다. 희귀 우표나 몇몇 기념우표의 경우 사놓으면 가치가 꾸준히 올라갑니다. 또한 액면가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사놓고 오랫동안 보관하면 돈이 된다는 얘긴데요.

국내의 경우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오래된 우표라고 해도 몇 개 정도를 제외하면 가치가 높은 수준은 아닙니다. 수집가(우취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데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우표의 가치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전 대통령 우표의 경우는 특히 가치가 별로 없는데요. 특히 1980년대 대통령 관련 우표는 가치가 낮습니다. 이는 당시 우표를 700만~1100만장씩 대량으로 찍어내 팔았기 때문입니다.

박 전 대통령만 해도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가 5회 발행됐고, 해외 대통령 국내 방한 기념우표가 11회, 해외 순방 기념우표, 새마을운동 특별우표, 추모 특별우표가 각 1회씩 나왔습니다. 오는 9월 15일에 탄생 100년 기념우표가 발행되면 한 대통령과 관련한 우표가 총 20차례나 나오는 셈입니다.

과거 대량으로 발매된 대통령 우표들은 한동안 시장에서 액면가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할인된 가격에 팔려나갔습니다. 살 사람은 적은데 매물은 넘쳐나니 당연한 수순이었죠.

전 대통령 기념우표는 한때 서울 중앙우체국 근처 명동 회현지하상가에서 액면가나 액면에 준하는 가격에 팔렸습니다. 최근에 숫자가 많이 줄어들고 나서야 조금씩 가격이 오르는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가치가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5대 취임부터 9대 대통령까지 취임시마다 신규로 우표를 발매했다//대통령기록관=출처  이미지 확대보기
박정희 전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5대 취임부터 9대 대통령까지 취임시마다 신규로 우표를 발매했다//대통령기록관=출처

인터넷을 찾아보면 박 전 대통령 취임 기념 (9대) 우표가 36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오마르 가봉 대통령 박 전 대통령 방한기념 시트우표는 78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네요. 둘 다 액면가보다는 높지만 동전 수준이죠.

전두환 전 대통령 기념우표도 마찬가지인데요. 1983년 인도 방문기념 우표 전지(총 25장)의 가격이 3000원대입니다. 많이 찍어냈기에 여전히 재고가 넘쳐나는 상황이죠.

우표는 '희귀품'의 가치가 굉장히 높습니다. 프린트가 잘못 되거나, 이후 문제가 발생해 회수된 것은 시장에서 비싸게 팔립니다. 국내에서 우표의 가치가 낮은 이유는 너무 많이 찍어냈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예컨대 지난 2005년 발행된 황우석 박사의 인간복제 배아줄기세포 배양 성공 특별 기념우표의 경우 조작이 드러나고 나서 전량 회수됐습니다. 그럼에도 수집 가치는 높지 않은데요. 회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행량의 70% 수준인 155만장 정도가 시장에 풀렸기 때문입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2005년 국내 우취인구는 15만명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70%만 풀렸는데도 주요 수집인구의 10배를 넘기는 수준입니다.

그 결과 회수조치까지 했던 이 우표의 가격은 현재 액면가(220원)보다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한 우표판매 사이트에 올라온 이 우표의 가격은 800원입니다.

결과적으로 우표 수집은 현재 돈이 되지 않는 취미라는 게 정론입니다.

이번에는 박 전 대통령 100년 기념우표를 시작으로 '돈 안되는' 우표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다음 번에는 현재도 돈 되는 우표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