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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압구정 CGV 가장 은밀한 공간 '템퍼시네마'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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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압구정 CGV 가장 은밀한 공간 '템퍼시네마' 가보니

압구정 CGV 템퍼시네마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압구정 CGV 템퍼시네마 모습.
[글로벌이코노믹 임소현 기자] “지하 5층입니다.” 간결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 앞에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인다. “안녕하십니까. 안내 도와드리겠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름을 확인하고 안내 직원이 따라 붙는다. 구불구불한 통로를 지나 컴컴한 공간으로 발을 내딛으면 처음보는 영화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침대로 된 좌석 옆 테이블엔 다과가 정갈하게 놓여있고 리모컨을 조정하면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누울 수 있다. 서울에는 유일하게 압구정에만 있는 템퍼시네마다.

지난달 24일 오후 1시를 넘기지 않은 시각. 압구정 CGV 데스크에 표를 보여주자 지하 5층으로 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영화관 이용객들은 모두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만 이 표는 마치 호그와트행 열차 티켓이라도 되는 양, 직원들이 친절하게 엘리베이터 버튼까지 눌러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B5’를 누르자 곧 템퍼시네마에 다다른다.
이 CGV 영화관에서 가장 낮고 은밀한 공간이다. 안쪽에는 ‘씨네 드 쉐프’라고 쓰여져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점심을 먹는 커플들로 가득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압도되는 느낌이다.

서울 압구정 CGV 템퍼시네마. 다과가 구비돼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압구정 CGV 템퍼시네마. 다과가 구비돼 있다.

이날 영화 ‘겟 아웃’ 상영관은 만석이었다. 저녁 시간대는 일주일 전부터 매진됐고 그나마 점심 시간대여서 가운데 자리를 예약할 수 있었다. 침대 좌석을 들어놓다 보니 좌석 수가 일반 영화관에 비해 현저하게 적어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상영관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커플이었다. 단 한 팀만이 친구 사이로 보이는 ‘여-여’ 조합이었다.

템퍼 침대로 이뤄진 좌석은 좌석별로 자유롭게 각도와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담요도 구비돼 있고 템퍼 침대 구매 시 할인 받을 수 있는 10만원 상품권이 함께 놓여 있었다.

리모컨이 정상으로 작동되지 않아 직원을 불렀다. 직원은 즉각 새 리모컨으로 교체해 문제를 해결해줬다. 간단한 서비스였지만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영화 시작 전에는 템퍼 침대 광고 영상이 재생됐다. 두 시간 분량의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졌지만 관객들은 여전히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서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템퍼 영상에서 강조했던 ‘템퍼가 주는 편안함’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이 보였다.

이 일련의 시간은 템퍼코리아가 그린 ‘큰 그림’이다. 템퍼코리아는 최근 2017년 새 컬렉션을 발표하며 프리미엄 침대 시장 입지를 굳히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자체 소재로 프리미엄 침대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김영무 템퍼코리아 사장은 “템퍼는 제품 소재가 독자적이기 때문에 누군가 따라하려고 해도 똑같은 질의 제품이 나올 수 없다"며 "CJ CGV와 함께 템퍼시네마를 운영하는 등 타사가 따라올 수 없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7월 용산에도 템퍼시네마가 새로 들어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템퍼코리아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템퍼코리아 제공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국내 침대시장에서 강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가운데 템퍼 시네마는 ‘프리미엄’을 앞세워 공격적인 인지도 마케팅을 하겠다는 템퍼코리아의 강력한 의지이자 전략이다.

템퍼코리아는 올해 20%대의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사장은 “템퍼의 독보적인 기술과 자체 소재는 특별한 마케팅을 펼치지 않아도 국내 시장을 선도해나갈 수 있다”며 “템퍼는 재구매율이 높은 특징이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굳히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임소현 기자 ssosso667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