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불황 여파...주식 거래대금 지난해의 반토막으로
[글로벌이코노믹=조상은기자]‘2008년 금융위기 당시도 이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주식 거래대금 급감, 금융상품 판매 부진 등으로 인해 증권업계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 중국의 신용경색 둔화 등 G2악재로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거래대금이 평균 6조원으로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실적 역시 부진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3개 이상 존재하는 3월 결산법인 증권사 6곳 대부분이 1ㆍ4분기 예상 연결기준 순이익이 전분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전분기 591억5000만원에 비해 32.4% 감소한 4000억1000만원으로, 미래에셋의 순이익은 전분기 438억2000만원에 비해 31.7% 하락한 299억3000만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증권사의 자기자본비율(ROE)도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FY 2012년 3분기 누적 증권사 ROE는 2.6%에 불과해 FY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금융위기 당시였던 FY 2008년 6.4%,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던 FY 2011년 5.3%에도 미치지 못했다.
IBK투자증권 박진형 연구원은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자산 성장으로 레버리지는 소폭 확대 국면에 있으나 금융시장 부진과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어 ROE 개선을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거래대금과 회전율 부진, 금융상품 판매 저조 등 시황 악화, 증권사간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 규모 축소 때문이다.
증권업황 부진은 증권사 M&A와 구조조정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사 M&A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반면 실적 부진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인적, 물적 구조조정이 증권사를 휩쓸고 있는 것.
현재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증권사로는 우리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애플투자증권 등 10여개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 아이엠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만 M&A가 진행되고 있거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부의 강력한 매각 의지, 지난해 3월말 현재 자산 총 26조5600여억원 규모, 인수시 단숨에 업계 1위로 등극할 수 있다는 점에 증권업계에서는 불황에도 우리투자증권의 M&A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우리투자증권 M&A 참여 증권사로 NH농협, KB금융, 교보생명,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NH농협과 KB금융 2파전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NH농협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한 발 앞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 우리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리투자증권은 NH농협에 넘어갈 것 보인다”고 말했다.
아이엠투자증권의 인수전에는 사모투자펀드(PEF) CXC와 큐캐피탈파트너스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투자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를 제외하고 매물로 나온 나머지 증권사들의 M&A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12월 KT로의 인수가 자초된 후 지속적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이트레이드증권 현재까지 성과를 얻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지분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와 증시 침체로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증권사 M&A시장은 침체지만 불황이 길어지는 것에 비례해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세기는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7개 지점을 정리하고 8개 지점은 10명 이내로 인력을 배치하는 등 지점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대증권도 오는 9월말까지 실적이 악화된 지점 위주로 10개 지점을 통폐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말부터 100여개 지점을 80여개로 통합한 하나대투증권은 올해도 지속적으로 지점 통합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도 ‘선택과 집중’ 방침 아래 인근 지점을 통합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점 통폐합과 함께 인적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 카드도 등장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임원 30% 감축하는 대대적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SK증권은 업황 부진에 다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원들의 임금을 5% 삭감하기로 이사회를 통해 결의했다.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