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글은 소설 상록수의 저자 심훈이 쓴 “옥중에서 어머니께 올리는 글월”이다. 심훈이 이렇게 편지를 썼던 서대문형무소는 한국의 독립운동사와 떼어서 생각 할 수없는 역사적인 공간이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는 오늘 오후 2시 서대문구청(구청장 문석진) 주최로 여옥사 개관식이 열렸다.
서대문형무소 여옥사는 2008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보수, 정비할 때 여옥사 관련 일제강점기 당시 설계도면이 발굴되었다. 이 도면에 의거하여 2011년 여옥사 원형 복원을 하였고 2013년 4월 1일 드디어 국내 유일의 여성독립운동가 전용 전시관이 구축된 것이다.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94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비로소 유관순, 이수희, 어윤희, 이효정 등 이곳을 거쳐 간 여성독립투사들이 실제 갇혀있던 감옥을 돌아보면서 당시 여성독립투사들의 기개를 되새겨 볼 수 있게 되었다.


개막식은 먼저 여성타악단 “도도”의 식전 축하공연이 있었고, 이어서 서대문구 오문식 문화체육과장의 경과보고와 여옥사 개관 유공자 표창이 있었다. 또 극단 서라벌의 “그날의 함성”, 이정희 명인의 “도살풀이춤” 기념공연이 이어졌다.
그리고 특별순서로 여성독립운동가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의 저자 이윤옥 시인과 배화여고 학생 대표의 추모헌시 낭송이 있었다. 먼저 배화여고 최민욱・박은선 학생은 선배인 독립운동가를 기리며 이윤옥 시인의 시 “총독부와 정면으로 맞선 간호사 ‘노순경’을 낭송했고, 이윤옥 시인은 ”일제의 여공 착취에 항거한 오뚜기 ‘이효정’“을 낭송해 행사장을 숙연하게 했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이효정 독립지사의 아들인 박진수 선생은 시가 낭송되는 내내 만감이 교차하는 듯 감은 눈을 뜨지 못했다.

이어서 기념사를 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아직 우리나라는 역사의 왜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독립운동가 후손이 어렵게 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여감옥사 개관을 계기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발굴과 함께 후손들이 맘 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서대문구도 온 정성을 쏟겠다.”라고 다짐했다.
이후 서대문구의회 변녹진 의장의 축사가 이어졌고 모든 내빈이 함께 여옥사 제막식을 가졌으며, 여옥사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종로구 효자동에서 온 윤수애(61) 씨는 “여성독립운동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제라도 여옥사가 개관되어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그리고 초중고등학교는 이곳을 필수 답사코스로 하여 학생들이 그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닮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여옥사는 실제 규모대로 복원된 것으로 아는데 관람객들이 관람을 하기에는 많이 비좁은 듯 합니다. 특히 지하 옥사는 제대로 볼 수 없는 한계가 있는데 앞으로 이에 대한 개선책을 고려하고 있나요?
“지하공간은 실제 옥사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를 입증할 만한 근거 자료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다만, 1990년대 발굴시 지하공간이 발견되었고, 이때 지하에 옥사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여 몇 개의 지하감옥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이곳을 관람하기에는 층고가 매우 낮고 위험해서 어렵고, 대신 1호 감방 바닥을 유리로 처리하여 1층에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여옥사에 전시된 자료들은 일정한 주기마다 바뀌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이번 전시는 상설전시로 구축하였기 때문에 향후 당분간 유지될 것입니다.
- 여옥사에 갇혔던 분들을 포함한 여성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자료관이 국내에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여옥사 개관식과 함께 이분들을 기념할 만한 자료관을 서대문형무소 안에 여옥사와 연계하여 만들 계획은 없습니까?
“이번 여옥사 안에 구축하여 놓은 전시물들이 바로 여성독립운동가 전용 전시관입니다. 아마 이제까지 '여성독립운동가'만을 주제로 꾸며 놓은 별도의 전시관은 국내에서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여옥사 내부를 '여성독립운동가'전용 전시관으로 꾸며놓았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자료를 확보, 발굴하면서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자료를 모으는데 노력하겠습니다.”
* 서대문형무소역사관 : www.sscmc.or.kr/newhistory/index_culture.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