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은 박병엽 전 부회장이 1991년 직원 6명, 자본금 4000만원의 벤처기업으로 출발했다. 무선호출기 회사에서 휴대전화 제조사로 변신해 번창했다. 그러나 팬택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과잉공급이 일어나면서 살아남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했지만 투자만큼 이익이 생기지 않아 2007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워크아웃 중 팬택은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하고 해외 수출 국가도 50개국에서 10개국으로 줄였다.
그러나 그동안 대기업 제품과 비교해 크게 나은 것이 없는 품질을 지적받았고 대기업 제품에 비해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에서 밀리던 팬택은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이런 팬택에게 올 초 이통사의 순차 영업정지는 결정타가 됐다.
팬택 채권단은 팬택의 채무 3000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하고 이통3사가 갖고 있는 매출 채권 1800억원에 대해서도 출자전환할 것을 요청했지만 이통3사가 거절하면서 진통이 있었다.
하지만 팬택이 출자전환 대신 채권 상환 유예라는 묘수를 내놓았고 이통3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팬택 채권단은 경영정상화 수정 방안을 지난 1일 내놓았다. 팬택이 간신히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이통3사에 단말기 13만대를 공급해 900억원 정도의 자금 만들기를 시도했지만 이통3사는 재고 부담을 이유로 팬택의 제의를 거부했다.
결국 팬택은 회사경영 및 협력업체 대금 지급에 쓸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렇게 자금난에 허덕이던 팬택은 지난달부터 총 650억원 가량의 만기도래 채권을 결제하지 못해 법정관리 신청으로 내몰렸다.
전문가들은 ▲팬택이 중저가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고 ▲국내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해외 공략 움직임이 치밀하지 못했던 점을 팬택의 붕괴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물론 팬택의 제품이 대기업 제품을 압도할 만큼 우수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